"인감이 등록돼 있지 않으시네요"
민수 씨(가명, 34세)는 타던 차를 중고로 팔기로 했습니다. 매수인과 날짜까지 잡았는데, 이전등록에 자동차 매도용 인감증명서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점심시간에 회사 근처 주민센터에 들렀습니다. 창구 직원이 화면을 보더니 고개를 저었습니다.
> "인감이 등록돼 있지 않으시네요. 먼저 인감 신고를 하셔야 해요."
서른 넘게 살면서 인감을 등록한 적이 없었습니다. 전세 계약도, 회사 서류도 서명이나 막도장으로 끝났기 때문입니다. 직원이 덧붙였습니다. "신고는 주소지 주민센터에서 하셔야 하고, 신분증이랑 도장 가져오세요."
인감증명법 제3조제1항은 인감증명을 받으려는 사람이 미리 주소를 관할하는 증명청에 인감을 신고하도록 정합니다. 증명청은 시·군·구청장인데, 시행령 제18조의2제1항이 이 사무를 읍·면·동장에게 위임해 두었기 때문에 실제 창구는 주소지 읍·면·동 주민센터입니다. 인감증명서는 전국 어디서나 뗄 수 있지만, 처음 등록은 주소지에서 해야 합니다.
두 번째 방문 — 도장이 문제였습니다
다음 날 아침 반차를 내고 집 앞 주민센터에 갔습니다. 서랍에 있던 이름 도장을 챙겼습니다. 몇 년 전 문구점에서 산, 손잡이가 플라스틱인 고무 도장이었습니다. 직원은 도장을 한 번 찍어 보더니 돌려줬습니다.
> "고무 도장은 인감으로 등록이 안 돼요."
인감증명법 시행령 제10조는 증명청이 신고를 수리하지 않는 사유를 정해 두었고, 첫 번째가 이것입니다.
> 1. 인장이 동판ㆍ고무 및 그 밖에 인영(印影: 도장을 찍은 모양)이 변하기 쉬운 물질로 제조된 때
고무는 누르는 힘에 따라 찍힌 모양이 달라집니다. 인감은 '이 도장이 그 사람의 것'임을 행정청이 증명하는 제도라서, 찍을 때마다 모양이 변하는 도장은 대조 기준이 될 수 없습니다. 같은 조에는 이런 사유도 있습니다.
| 수리되지 않는 경우 | 근거 |
|---|---|
| 고무·동판 등 찍힌 모양이 변하기 쉬운 재질 | 시행령 제10조제1호 |
| 가족관계등록부·주민등록표에 없는 성명으로 신고 | 제10조제2호 |
| 규격(가로·세로 7mm 이상 30mm 이내)에 맞지 않음 | 제10조제3호, 제6조 |
| 미성년자가 법정대리인 동의 없이 신고 | 제10조제5호 |
| 이미 신고된 인감이 있음 | 제10조제6호 |
| 도장이 닳거나 깨져 인감파일에 수록하기 부적합 | 제10조제7호 |
| 신분 확인이 곤란함 | 제10조제8호 |
민수 씨는 그날 오후 도장 가게에서 나무 도장을 새로 팠습니다. 이름은 주민등록에 있는 한글 이름 그대로 새겼습니다. 인감증명법 제5조는 인감이 1인 1종이고 신고하는 성명과 일치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서체나 재질(나무·뿔·금속 등)을 따로 정한 조문은 없으니, 고무가 아니고 크기만 맞으면 됩니다.
세 번째 방문 — 10분 만에 끝났습니다
신고서는 쓰지 않았습니다. 본인이 직접 가는 신고는 말로 하는 신고이기 때문입니다. 시행령 제7조제1항은 신고인이 증명청을 방문해 신분증과 인장을 내고 등록기준지·주소·성명·주민등록번호를 구술로 신고하도록 정합니다.
창구에서 일어난 일은 이랬습니다.
- 신분증과 도장을 냅니다 — 신분증은 주민등록증(모바일 포함)·운전면허증·장애인등록증·대한민국 여권·국가보훈 등록증 중 하나(시행령 제7조제3항)
- 직원이 묻는 등록기준지·주소 등을 말로 답합니다
- 직원이 내가 보는 앞에서 인감대장에 도장을 찍습니다
- 내용을 확인하고 엄지손가락 지문(무인)을 찍습니다(시행령 제7조제5항)
수수료는 없었습니다. 시행령 제19조제1항은 인감증명서 발급(통당 600원)과 인감변경신고(회당 600원)에만 수수료를 정하고 있고, 처음 하는 신고는 무료입니다. 서식의 수수료란에도 '신고 없음 / 변경 600원'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등록을 마친 민수 씨는 같은 창구에서 자동차 매도용 인감증명서를 뗐습니다. 매도용은 매수자의 인적사항을 알려 주고 본인이 직접 서명해야 해서 대리 발급이 안 되니(시행령 제13조제3항), 매수인 이름과 주소를 미리 받아 둔 덕에 한 번에 끝났습니다.
이미 등록했는데 도장을 잃어버렸다면 — 변경신고
민수 씨처럼 처음이 아니라, 예전에 등록한 도장을 잃어버렸거나 닳았거나 이름을 바꾼 경우라면 인감변경신고를 합니다(인감증명법 제13조). 이미 신고된 인감이 있는데 새로 '신고'를 하면 제10조제6호에 걸려 수리되지 않으니 창구에서 "변경하러 왔다"고 말하면 됩니다.
- 절차는 처음 신고와 같습니다 — 본인 방문, 신분증, 새 도장(시행령 제16조제1항이 제7조·제8조를 준용)
- 수수료는 회당 600원입니다(시행령 제19조제1항제2호)
- 개명으로 성명을 맞추려는 변경은 수수료가 면제됩니다(같은 조 제2항제11호)
- 개명했다면 다른 인감 관련 신고·신청을 하기 전에 먼저 변경신고를 해야 합니다(시행령 제16조제2항)
잃어버린 도장이 걱정되면 인감증명서가 발급될 때마다 문자로 알려 주는 발급사실 통보 서비스나, 발급을 제한하는 인감보호 신청(시행령 제17조의2)도 같은 창구에서 물어보세요.
직접 갈 수 없을 때 — 인감(변경)신고서(서면신고용)
민수 씨의 여동생은 독일에서 유학 중입니다. 부모님 집 정리 때문에 동생의 인감증명서가 필요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동생은 인감을 등록한 적이 없습니다. 이럴 때를 위해 있는 서식이 인감(변경)신고서(서면신고용), 인감증명법 시행령 [별지 제9호서식]입니다.
인감증명법 제7조제1항은 방문 신고가 원칙이라고 하면서 단서로 서면신고를 열어 둡니다. 시행령 제8조제1항이 그 사유를 정합니다.
> 질병ㆍ출산ㆍ징집ㆍ복역ㆍ유학ㆍ해외거주 등으로 방문할 수 없는 경우
서면신고에 필요한 것은 다섯 가지입니다.
| 준비물 | 내용 | 근거 |
|---|---|---|
| 신고서 | 별지 제9호서식 — 신고인란, 서면신고 사유, 증명자료 | 시행령 제8조제2항 |
| 인감지 | 신고할 도장을 찍은 백지 1장(도장을 동봉하면 생략 가능) | 같은 항, 유의사항 4번 |
| 사유 증명서류 | 진단서·입원확인서, 재학증명서, 재외공관 확인 등 — 확인일부터 3개월(재외공관 확인은 6개월) 안 | 시행령 제8조제5항 |
| 보증인 1명 | 인감이 신고된 성년자. 보증인란에 신고된 인감 날인(서명하면 본인서명사실확인서 첨부) | 법 제7조제2항, 유의사항 2번 |
| 대리인 | 신고서를 들고 가는 사람. 보증인과 다른 사람이어야 하고 본인 신분증 제시 | 유의사항 3번 |
해외에 있는 동생은 재외공관(영사관)의 확인을 받아야 하고, 수감 중인 사람은 수감기관의 확인을 받습니다(유의사항 10번). 대리인이 신고서를 내면 공무원이 신고사항을 확인시킨 뒤 대리인의 지문을 받습니다(시행령 제8조제6항).
가장 자주 엇갈리는 부분은 보증인과 대리인을 같은 사람으로 세우는 것입니다. 엄마가 보증인란에 인감을 찍고, 그 신고서를 엄마가 들고 가면 안 됩니다. 보증은 엄마가, 제출은 아빠나 민수 씨가 해야 합니다.
미성년자·후견이 있는 경우
- 미성년자: 법정대리인과 함께 방문해 신고합니다(시행령 제7조제1항). 서면신고라면 신고서의 동의란에 법정대리인이 인감을 찍거나, 서명하고 본인서명사실확인서를 붙입니다(시행령 제8조제3항)
- 피한정후견인: 한정후견인과 함께 방문합니다. 후견등기에 인감신고 대리권이 있으면 한정후견인 혼자 갈 수 있습니다(시행령 제7조제2항)
- 피성년후견인: 본인이 아니라 성년후견인이 신고합니다. 본인이 직접 하면 수리되지 않습니다(시행령 제10조제4호)
한 장으로 정리
- 처음 등록 = 인감신고, 바꾸기 = 인감변경신고 — 이미 있는데 '신고'하면 수리 안 됨
- 주소지 읍·면·동 주민센터에 본인이 신분증 + 도장 들고 방문 — 신고서 없이 말로 신고, 지문 찍고 즉시 완료
- 도장: 가로·세로 7~30mm · 고무·동판 불가 · 주민등록 성명과 같은 이름 · 1인 1개
- 수수료: 신고 무료 · 변경 600원(개명으로 맞추는 변경은 면제)
- 직접 못 가면 인감(변경)신고서(서면신고용) — 사유 증명서류(3개월, 재외공관 6개월) + 인감지 + 인감 있는 성년 보증인 + 보증인 아닌 대리인
- 도장 분실이면 변경신고와 함께 발급사실 통보·인감보호 신청 검토
서면신고서 화면과 칸별 작성 요령, 국가법령정보센터 공식 원본(HWP·PDF, 영문본 포함)은 인감(변경)신고서(서면신고용) 페이지에 있습니다. 등록한 뒤 가족에게 인감증명서 발급을 맡길 일이 생기면 인감증명서 발급 위임장을 쓰면 됩니다. 단, 부동산·자동차 매도용은 대리 발급이 되지 않습니다. 차를 판다면 자동차양도증명서도 함께 준비하세요.
여기 적은 내용은 인감증명법·같은 법 시행령 원문과 공식 서식을 확인해 정리한 일반적인 안내입니다. 서면신고 사유로 어떤 서류를 인정하는지, 해외에서 재외공관 확인을 어떻게 받는지는 기관마다 처리 방식이 다를 수 있으니 주소지 주민센터나 재외공관에 미리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