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사례2026-08-17

취업규칙, 노동청에 신고했으니 끝난 걸까요 — 도장 찍힌 서류가 무효가 된 이유

취업규칙 신고서(별지 제15호서식) 작성방법을 상시 10인 산정법·의견청취와 동의의 차이·불이익 변경 절차·신구 대조표까지 실제 사례로 정리했습니다.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2021. 4. 5. 개정 공식 원본 기준.

"노동청에서 접수증도 받았는데요"

도현 씨(가명)는 직원 24명인 전자부품 공장을 운영합니다. 작년에 연차 사용 관행 때문에 한 번 크게 부딪힌 뒤로, 취업규칙을 손봐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노무 담당 직원이 초안을 만들었습니다. 바뀐 내용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경조사 휴가를 하루씩 늘리는 것, 다른 하나는 상여금 지급 기준을 "재직자에 한한다"로 못 박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은 퇴사자에게도 근무 기간만큼 나눠 지급해 왔습니다.

전체 회의에서 바뀐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반발이 없지는 않았지만 "경조사 휴가는 늘어나잖아요"라는 말로 정리됐습니다. 담당 직원이 부서를 돌며 서명을 받아 왔고, 24명 중 19명이 서명했습니다.

그 서명부와 개정 취업규칙을 붙여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 신고했습니다. 접수증이 나왔습니다. 도현 씨는 그것으로 절차가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덟 달 뒤, 그해 퇴사한 직원 두 명이 상여금 청구를 했습니다. 도현 씨는 개정된 취업규칙을 내밀었습니다. "이거 노동청에 신고까지 마친 겁니다."

돌아온 답이 이랬습니다.

> "신고는 효력 요건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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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는 효력을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취업규칙 신고서행정관청에 알리는 절차이지, 취업규칙의 내용을 승인받는 절차가 아닙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신고하지 않았다 → 취업규칙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과태료 대상입니다
  • 신고했다 → 절차상 하자가 치유되지 않습니다. 동의 없는 불이익 변경은 그대로 무효입니다

효력을 가르는 것은 신고가 아니라 근로기준법 제94조의 절차입니다. 도현 씨가 놓친 것은 신고가 아니라 그 앞 단계였습니다.

의견을 듣는 것과 동의를 받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제94조는 상황을 둘로 나눕니다.

상황필요한 절차반대하면
새로 만들거나 불리하지 않게 변경과반수 노동조합(없으면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 청취반대해도 신고·시행 가능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과반수 노동조합(없으면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동의 없으면 그 변경은 무효

"의견을 들었다"와 "동의를 받았다"는 서류 한 장 차이처럼 보이지만, 법적 무게가 완전히 다릅니다. 앞은 절차를 밟기만 하면 되고, 뒤는 결과를 얻어야 합니다.

도현 씨의 개정은 어느 쪽이었을까요. 경조사 휴가는 늘었지만 상여금은 줄었습니다. 유리한 변경과 불리한 변경이 섞여 있으면 전체적으로 따져 판단합니다. 그리고 금전 급여를 깎는 쪽이 대개 더 무겁게 평가됩니다. 도현 씨의 개정은 불이익 변경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러웠고,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의견 청취가 아니라 동의였습니다.

서명은 받았는데 왜 동의가 아니라고 할까요

도현 씨는 억울했습니다. 24명 중 19명이 서명했으니 과반은 훌쩍 넘습니다.

문제는 숫자가 아니라 방식이었습니다. 판례가 요구하는 것은 개별 서명의 합계가 아니라 집단적 의사결정 방식입니다. 사용자의 개입이나 간섭이 없는 상태에서 근로자들이 서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부서별로 나누어 진행해도 괜찮습니다. 다만 이런 형태는 다투어질 소지가 큽니다.

  • 관리자가 자리에 있는 상태에서 서명부를 돌린 경우
  • 근로자끼리 얘기해 볼 시간 없이 개별적으로 서명만 받은 경우
  • "안 하면 곤란해진다"는 말이 오간 정황이 있는 경우

도현 씨의 경우 전체 설명회는 있었지만, 그 자리에서 동의를 물은 것이 아니라 이후에 담당 직원이 부서를 돌며 서명을 받았습니다. 회의록도, 참석자 명부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남은 것은 서명 19개뿐이었습니다.

남겨야 할 것은 이렇습니다.
  • 변경 내용을 설명한 자료(신·구 대조표)
  • 근로자들끼리 논의할 시간을 준 정황 — 회의 공지, 부서별 회의록
  • 참석자 명부와 찬반이 드러나는 서명부
  • 날짜. 신고서의 '의견청취일 또는 동의일'과 정확히 맞아야 합니다

우리 회사가 신고 대상인지부터

근로기준법 제93조는 상시 1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작성·신고 의무를 지웁니다.

여기서 '상시 10명'은 명부에 적힌 숫자가 아닙니다. 시행령 제7조의2가 산식을 정해 두었습니다.

> 상시 근로자 수 = 산정기간(사유 발생일 전 1개월) 동안 사용한 근로자의 연인원 ÷ 같은 기간의 가동일수

주의할 점 세 가지입니다.

  • 아르바이트·기간제·단시간 근로자도 포함합니다. 정규직만 세어 "9명이라 대상 아니다"라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
  • 대표자 본인과 동거 친족은 제외합니다
  • 파견근로자는 파견사업주 소속이라 사용사업장 인원에서 빼고 셉니다

그리고 하나 더. 10명 미만이라 신고 의무가 없더라도, 취업규칙을 만들어 두었다면 그 내용은 근로조건으로 그대로 적용됩니다. 없는 것은 신고 의무뿐입니다.

신고서 자체는 한 장입니다

별지 제15호서식은 A4 한 장입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신고인이 적지 않는 칸 — 맨 위 접수번호·접수일·처리기간(1일)은 색이 어두운 난입니다. 비워 두면 됩니다. 신고내용 — 사업장명, 사업의 종류, 대표자 성명, 사업자등록번호, 소재지와 전화번호, 근로자수(남·여 구분), 노동조합원수, 의견청취일 또는 동의일.

여기서 걸리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 근로자수 합계와 남·여 인원의 합이 맞아야 합니다. 의외로 자주 틀립니다
  • 의견청취일 또는 동의일이 첨부 서류의 날짜와 같아야 합니다. 다르면 그것만으로 보완 요구가 옵니다

제출 관서 — 맨 아래 '○○지방고용노동청(지청)장 귀하'는 사업장 소재지 기준입니다. 본사가 서울이어도 신고 대상 공장이 화성에 있으면 관할은 사업장 쪽입니다.

진짜 일은 첨부서류에 있습니다

서식 하단에 첨부서류가 세 가지 적혀 있습니다.

  • 취업규칙(변경신고를 하는 경우에는 변경 전과 변경 후의 내용을 비교한 서류를 포함합니다) 1부
  • 근로자 과반수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들었음을 증명하는 자료 1부
  • 근로자 과반수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았음을 증명하는 자료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만 해당합니다) 1부

1번 괄호가 가장 흔한 보완 사유입니다. 변경신고를 하면서 개정 후 전문만 내는 경우가 많은데, 신·구 대조표가 없으면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조문 단위로 왼쪽에 현행, 오른쪽에 개정안을 놓고 바뀐 부분을 표시하면 됩니다.

이 표는 어차피 근로자에게 변경 내용을 설명할 때도 필요합니다. 의견 청취 전에 먼저 만들어 두는 편이 순서상 맞습니다.

과태료와 벌금 — 어느 쪽이 더 무거울까요

두 가지 제재가 다른 조문에 따로 있습니다.

  • 신고를 안 했다 (제93조 위반) → 500만원 이하 과태료 (제116조)
  • 의견 청취·동의를 안 거쳤다 (제94조 위반) → 500만원 이하 벌금 (제114조)

금액은 같지만 성격이 다릅니다. 과태료는 행정질서벌이고, 벌금은 형사처벌입니다. 절차를 건너뛴 쪽이 신고를 빠뜨린 쪽보다 무겁게 다뤄진다는 뜻입니다.

도현 씨가 놓친 것도 신고가 아니라 이쪽이었습니다.

신고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 게시·주지 의무

마지막 한 걸음이 남았습니다. 근로기준법 제14조는 취업규칙을 사업장에 게시하거나 갖추어 두어 근로자에게 널리 알리도록 하고 있습니다. 어기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입니다.

사내 게시판, 공용 폴더, 사내망 어디든 근로자가 언제든 열람할 수 있는 상태면 됩니다. 다만 변경했다면 변경된 내용으로 다시 게시해야 합니다. 캐비닛 안에 넣어 두고 "필요하면 말하라"고 하는 것은 주지로 보기 어렵습니다.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서가 다르면

한 가지 더 알아 둘 것이 있습니다.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계약은 그 부분이 무효가 되고, 그 부분은 취업규칙의 기준이 적용된다고 정합니다.

근로계약서에 "상여금 없음"이라고 써 두어도, 취업규칙에 상여금 규정이 살아 있으면 취업규칙이 이깁니다. 취업규칙을 정비할 때 근로계약서·임금명세서 운영과 함께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도현 씨는 어떻게 정리했을까요

결국 도현 씨는 처음부터 다시 밟았습니다.

  • 신·구 대조표를 만들어 상여금 조항이 어떻게 바뀌는지 명확히 제시했습니다
  • 부서별 회의를 열고, 관리자는 설명 후 자리를 비웠습니다
  • 근로자끼리 논의한 뒤 찬반을 적은 서명부를 받았고, 회의록과 참석자 명부를 남겼습니다
  • 그 날짜를 신고서 '동의일'에 적고, 대조표·동의서와 함께 변경신고했습니다
  • 개정 취업규칙을 사내망에 다시 올렸습니다

이미 발생한 두 사람의 상여금은 그대로 지급했습니다. 무효인 조항으로는 막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접수증이 아무 힘이 없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어요." 도현 씨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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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규칙 신고서 원본과 항목별 작성 가이드, 그리고 관할 관서 확인 방법은 아래 서식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별지 제15호서식] 공식 원본(HWP·PDF)도 그대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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