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준지가 어떻게 되세요?"
성남에 사는 지원 씨(가명, 34세)는 군대에 있는 동생의 서류를 대신 떼러 주민센터에 갔습니다. 동생이 부탁한 것은 기본증명서 한 통이었습니다. 신청서를 받아 든 지원 씨는 성명과 주민등록번호를 적고, 그다음 칸에서 멈췄습니다.
> 등록기준지: ____________
주소를 적었습니다. 동생과 같은 집에 사니까 자기 집 주소를 적어 냈습니다. 창구 직원이 화면을 보더니 말했습니다.
> "등록기준지가 아니고 주소를 적으셨네요. 등록기준지는 강원도로 되어 있는데요."
지원 씨는 강원도에 가 본 적이 없었습니다. 동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주소는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고향이었습니다.
등록기준지는 주소가 아닙니다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9조제1항은 가족관계등록부를 "제10조의 등록기준지에 따라 개인별로 구분하여 작성한다"고 정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등록부에 기록할 사항의 첫 번째로 등록기준지를 둡니다. 등록기준지는 내 가족관계등록부가 어느 시·읍·면에 편제되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기준 위치입니다.
2008년 호적제도가 폐지될 때, 종전 호적이 있던 사람은 그 호적의 본적이 그대로 등록기준지가 되었습니다(「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규칙」 제4조제1항). 그 뒤에 태어난 사람은 부모가 따로 정하지 않으면 자녀가 따르는 성과 본을 가진 부 또는 모의 등록기준지를 물려받습니다(같은 조 제2항제2호). 할아버지의 본적이 아버지에게, 아버지의 등록기준지가 지원 씨 남매에게 내려온 것입니다.
| 주소 | 등록기준지 | |
|---|---|---|
| 무엇 | 실제 사는 곳 | 가족관계등록부가 편제된 기준 위치 |
| 근거 | 주민등록법 |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
| 바뀌는 때 | 이사 + 전입신고 | 등록기준지 변경신고 |
| 어디에 나오나 | 주민등록표 등·초본 | 기본증명서·가족관계증명서 상단 |
이사를 하고 전입신고를 해도 등록기준지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반대로 등록기준지를 바꿔도 주소는 그대로입니다. "이사했으니 등록기준지도 바뀌었겠지"가 가장 흔한 오해입니다.
등록기준지를 모르면 왜 막히나
증명서를 대신 뗄 때 등록기준지가 필요한 데는 근거가 있습니다. 규칙 제19조제3항은 증명서 신청서에 "대상자의 성명과 등록기준지를 정확하게 반드시 기재"하도록 정합니다. 본인이 직접 신청하면 신청서를 안 써도 되지만(같은 조 제1항 단서), 가족이 대신 뗄 때는 등록기준지를 적어야 합니다.
내 등록기준지를 확인하는 법은 세 가지입니다.
- 기본증명서·가족관계증명서 맨 위 '등록기준지'란.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efamily.scourt.go.kr)에서 본인 인증 후 무료로 열람할 수 있습니다
- 주민등록표 등본·초본을 뗄 때 '등록기준지 포함'을 선택. 주민등록법 제10조제1항제6호가 등록기준지를 주민등록 신고사항으로 정하고 있어 주민등록표에도 올라가 있습니다
- 부모님이나 형제의 기본증명서. 부모가 따로 정하지 않았다면 같은 등록기준지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원 씨는 그 자리에서 휴대전화로 자기 기본증명서를 열람해 등록기준지를 확인하고 신청서를 다시 썼습니다. 동생 서류는 그렇게 받았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 생각할수록 이상했습니다. 가 본 적도 없는 곳이 서류마다 따라다닌다는 것이.
바꿀 수 있습니다, 자유롭게
법 제10조제2항은 "등록기준지는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절차에 따라 변경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그 절차를 정한 규칙 제4조제3항은 이렇습니다.
> 당사자는 등록기준지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이 경우, 새롭게 변경하고자 하는 등록기준지 시·읍·면의 장에게 변경신고를 하여야 한다.
'자유롭게'라는 말 그대로입니다. 사유를 적을 필요가 없고, 법원의 허가도 필요 없습니다. 지금 사는 곳으로 옮겨도 되고, 부모님 댁이나 자녀와 같은 곳으로 맞춰도 됩니다.
기한도 과태료도 없습니다. 법 제122조의 과태료는 "신고의 의무가 있는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기간 내에" 신고하지 않은 때에만 부과됩니다. 출생신고나 개명신고처럼 의무가 있는 신고와 달리 등록기준지 변경은 하고 싶을 때 하는 임의 신고입니다. 바꾸지 않아도 아무 불이익이 없습니다.
두 번째 헛걸음 — 주소지 주민센터가 아니었습니다
지원 씨는 주말에 등록기준지변경신고서를 출력해 들고 다시 주소지 주민센터에 갔습니다. 새 등록기준지는 부모님이 사시는 부산 집으로 정했습니다. 남매 셋이 모두 부산 부모님 집으로 통일하기로 한 것입니다.
창구에서 두 번째로 돌아왔습니다.
> "변경 후 등록기준지가 부산이면 부산 쪽 구청이나 주민센터에 내셔야 해요. 여기서는 접수가 안 됩니다."
규칙 제4조제3항 후단이 말한 "새롭게 변경하고자 하는 등록기준지 시·읍·면의 장에게"가 바로 이것입니다. 서식 작성방법 첫 줄에도 "본 신고는 새롭게 변경하고자 하는 등록기준지 등록관서에 하여야 합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다른 가족관계등록 신고는 등록기준지·주소지·현재지 어디서나 낼 수 있지만(법 제20조제1항), 등록기준지 변경만은 새 등록기준지 관할에만 냅니다.
등록기준지를 지금 사는 곳으로 옮기는 사람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주소지 주민센터가 곧 새 등록기준지 관할이기 때문입니다. 지원 씨처럼 다른 시·군·구로 옮기려는 경우에만 막힙니다.
세 번째는 집에서 끝냈습니다
부산까지 갈 수는 없었습니다. 직원이 알려 준 방법은 두 가지였습니다.
인터넷 신고. 규칙 제36조의2제1항은 전자문서로 할 수 있는 신고를 여섯 가지 정해 두었는데, 그 첫 번째가 "법 제10조제2항에 따른 등록기준지 변경신고"입니다.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의 인터넷 신고 메뉴에서 공동인증서 등으로 신고하면 새 등록기준지 관할로 접수됩니다. 사이트 안내상 PC에서 이용해야 합니다. 우편 제출. 신고서를 부산 관할 구청에 우편으로 보내는 방법입니다. 이때는 신분확인이 문제가 됩니다. 서식 첨부서류 2항은 우편 제출 시 서명공증 또는 인감증명서를 요구합니다. 신고서에 서명했으면 서명공증, 인감을 날인했으면 인감증명서입니다. 법 제23조제2항이 사건본인이 출석하지 않는 신고에 대해 본인 신분증명서 제시나 인감증명서 첨부를 요구하는 데서 나온 규정입니다.지원 씨는 그날 저녁 PC 앞에 앉아 인터넷으로 신고했습니다. 신고서 한 장을 세 번 들고 다닌 끝에, 실제로 낸 것은 화면이었습니다.
신고서 칸별로 보면
①등록부란
성명은 한글 (성)/(명), 한자 (성)/(명)을 나눠 적고 주민등록번호를 적습니다. 변경 전 등록기준지는 기본증명서 상단에 나온 표기 그대로 옮깁니다. 기억 속 옛 본적은 폐지된 행정구역명이나 옛 지번인 경우가 많아 보완 요청을 받습니다. 변경 후 등록기준지는 행정구역부터 지번 또는 도로명·건물번호까지 적습니다. 규칙 제67조제1항이 등록기준지란에 "행정구역, 토지의 명칭, 지번, 도로명 또는 건물번호"가 기록된다고 정하고 있어 지번 주소와 도로명주소 모두 됩니다. '부산광역시 해운대구'까지만 적으면 특정이 안 됩니다. 주소는 주민등록상 주소입니다.
②기타 사항
신고인이 의사무능력자여서 법정대리인이 신고하는 취지처럼 등록부에 기록을 분명히 하는 데 특히 필요한 사항만 적습니다. 본인이 직접 신고하면 비워 둡니다.
③신고인 · ④제출인
신고인 성명을 적고 서명 또는 날인합니다. 법 제25조제1항이 요구하는 것이라 빠지면 접수되지 않습니다. 자격은 본인이면 ①본인, 미성년 자녀나 피성년후견인의 등록기준지를 친권자·후견인이 바꾸면 ②법정대리인입니다(법 제26조제1항). ④제출인은 신고인이 쓴 신고서를 다른 사람이 대신 낼 때만 적습니다.
첨부서류
기본증명서 1통은 등록관서에서 전산으로 확인되면 생략합니다. 실제로 챙길 것은 신분확인입니다. 본인이 가면 신분증 하나, 다른 사람이 대신 가면 제출인 신분증에 신고인 신분증(또는 서명공증·인감증명서)을 더합니다.
신고 뒤에 달라지는 것
며칠 뒤 지원 씨가 다시 뗀 기본증명서 맨 위에는 부산 주소가 올라 있었습니다. 그 밖에 따로 할 일은 없었습니다.
- 주민등록표의 등록기준지는 따로 신고하지 않아도 정정됩니다. 주민등록법 제14조제1항이 가족관계등록 신고로 주민등록 신고를 갈음하도록 정하고, 제3항이 신고지와 주민등록지가 다르면 신고를 받은 곳이 주민등록지에 통보하도록 정합니다
- 여권·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에는 등록기준지가 표시되지 않아 바꿀 것이 없습니다
- 살던 곳의 행정구역명이나 도로명이 바뀌어 등록기준지 표기가 달라진 경우는 애초에 이 신고 대상이 아닙니다. 규칙 제67조제1항에 따라 등록관서가 직권으로 고칩니다
순서를 정리하면
- 기본증명서나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에서 현재 등록기준지의 정확한 표기 확인
- 새 등록기준지를 지번 또는 도로명·건물번호까지 정하기
- 새 등록기준지가 지금 사는 시·군·구 안이면 주소지 주민센터에, 다른 곳이면 그곳 시(구)·읍·면 · 인터넷 신고 · 우편 중 선택
- 본인이 직접 가면 신분증, 대신 내거나 우편이면 서명공증 또는 인감증명서 준비
- 처리 뒤 기본증명서로 새 등록기준지 확인. 주민등록은 자동 정정
지원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바꾸는 건 십 분이었는데, 어디에 내야 하는지 아는 데 두 주가 걸렸어요."
서식과 원본
항목별 작성 안내와 대법원 공식 원본(HWP·PDF)은 등록기준지변경신고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 등록기준지를 처음 정하는 경우라면 출생신고서를, 이름을 바꾼 뒤 등록부를 정리하는 경우라면 개명신고서를 함께 보세요.
등록기준지 변경 자체는 사유 없이 할 수 있지만, 상속이나 소송 서류에 등록기준지가 걸려 있는 상황이라면 바꾸기 전에 관할 시(구)·읍·면 가족관계등록 창구나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