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을 거꾸로 잡은 서류
민재 씨(가명)는 프리랜서로 일하다 재작년에 개인사업자를 냈습니다. 첫 종합소득세 신고는 혼자 했습니다.
그해 가을, 회계를 정리하다 이상한 걸 발견했습니다. 필요경비로 넣었어야 할 외주비 영수증 한 묶음이 통째로 빠져 있었던 겁니다. 계산해 보니 세금을 사십만 원 넘게 더 낸 셈이었습니다.
검색을 했더니 '잘못 신고했으면 수정신고'라는 문장이 여러 번 나왔습니다. 민재 씨는 그 말대로 수정신고를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세무서에서 온 연락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 "수정신고는 세금을 더 내실 때 하는 겁니다. 돌려받으시려면 경정청구를 하셔야 해요."
같은 '잘못 신고'인데 절차가 둘로 갈려 있었습니다. 민재 씨는 그걸 몰랐습니다.
덜 냈으면 수정신고, 더 냈으면 경정청구
이 서식에서 첫 번째로 갈리는 지점은 서류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국세기본법」 제45조(수정신고)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 과세표준신고서 또는 기한후과세표준신고서에 기재된 과세표준 및 세액이 세법에 따라 신고하여야 할 과세표준 및 세액에 미치지 못할 때
덜 냈을 때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더 신고하는 절차입니다.
반대로 제45조의2(경정 등의 청구)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 과세표준신고서 또는 기한후과세표준신고서에 기재된 과세표준 및 세액 ... 이 세법에 따라 신고하여야 할 과세표준 및 세액을 초과할 때
더 냈을 때입니다. 그래서 바로잡아 달라고 청구하는 절차입니다.
두 조문은 나란히 붙어 있지만 방향이 정반대입니다. 세무서 담당자가 민재 씨에게 한 말은 그 차이였습니다.
기한도, 결과도 다릅니다
| 수정신고 (제45조) | 경정청구 (제45조의2) | |
|---|---|---|
| 언제 | 세금을 덜 냈을 때 | 세금을 더 냈을 때 |
| 기한 | 세무서장이 결정·경정 통지하기 전으로서 부과제척기간이 끝나기 전까지 |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후 5년 이내 |
| 혜택 | 빨리 할수록 가산세 감면 | 돌려받는 돈에 국세환급가산금(이자) |
| 결과 | 추가 납부 | 환급 |
수정신고의 가산세 감면은 제48조제2항제1호에 단계별로 정해져 있습니다.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후 1개월 이내면 해당 가산세액의 90%, 1개월 초과 3개월 이내면 75%, 3개월 초과 6개월 이내면 50%, 6개월 초과 1년 이내면 30%, 1년 이내 초과 1년 6개월 이내면 20%, 1년 6개월 초과 2년 이내면 10%를 깎아 줍니다.
경정청구에는 그런 감면 구조가 없습니다. 대신 돌려받는 돈에 이자가 붙습니다. 뒤에서 다시 이야기하겠습니다.
5년은 '내가 신고한 날'부터가 아닙니다
민재 씨가 두 번째로 확인한 것은 기한이었습니다.
제45조의2제1항은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후 5년 이내' 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자주 틀리는 것이 기산점입니다.
기산점은 내가 신고서를 낸 날이 아니라 법이 정해 둔 신고기한입니다.
종합소득세라면 귀속연도 다음 해 5월 31일입니다. 5월 20일에 미리 신고했더라도 5년은 5월 31일부터 셉니다. 서둘러 냈다고 해서 기한이 먼저 끝나지 않습니다.
서식에 ⑦ 법정신고일과 ⑧ 최초신고일이 따로 있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두 날짜는 다른 날짜이고, 기한 계산에 쓰이는 것은 ⑦입니다.
5년보다 먼저 끝나는 3개월이 있습니다
제45조의2제1항에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 다만, 결정 또는 경정으로 인하여 증가된 과세표준 및 세액에 대하여는 해당 처분이 있음을 안 날(처분의 통지를 받은 때에는 그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법정신고기한이 지난 후 5년 이내로 한정한다)에 경정을 청구할 수 있다.
세무서가 세금을 더 매긴 부분에 대해서는 5년이 아니라 3개월입니다. 5년이 넉넉히 남아 있어도 이 3개월이 먼저 닫힙니다. 고지서를 받고 "천천히 알아보자" 하고 두면 여기서 걸립니다.
⑨ 결정(경정)청구이유 — 이 한 칸이 승패를 가릅니다
민재 씨가 가장 오래 붙잡고 있던 칸입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 "필요경비를 누락하여 세금을 많이 낸 것 같습니다."
담당자 입장에서 보면 이 문장으로는 무엇을 얼마나 고쳐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25조의3제1항은 경정청구서에 적어야 할 것을 다섯 가지로 정하고 있습니다. ① 청구인의 성명과 주소 또는 거소 ② 결정 또는 경정 전의 과세표준 및 세액 ③ 결정 또는 경정 후의 과세표준 및 세액 ④ 결정 또는 경정의 청구를 하는 이유 ⑤ 그 밖에 필요한 사항입니다.
④가 ⑨란입니다. 그리고 ②·③은 그 아래 비교표입니다. 즉 이유와 숫자가 한 세트로 요구되고 있습니다.
민재 씨가 고쳐 쓴 문장은 이렇습니다.
> "2023년 귀속 종합소득세 신고 시 외주용역비 4,850,000원을 필요경비에서 누락하였으므로, 이를 반영하여 과세표준 및 산출세액을 정정하고 과다 납부한 세액의 환급을 청구합니다."
무엇을(외주용역비), 왜(필요경비 누락), 얼마나(4,850,000원), 그래서 무엇을 해 달라는지(과세표준 정정 및 환급)가 모두 들어 있습니다.여기 적은 이유와 아래 비교표 숫자, 그리고 첨부한 증명자료가 서로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셋 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보완 요구가 오고, 그만큼 늦어집니다.
비교표는 '두 열을 나란히 보게' 만든 구조입니다
⑩부터 ⑮까지는 최초신고와 결정(경정)청구 두 열로 되어 있습니다. 왼쪽에 처음 신고한 숫자를 그대로 옮기고, 오른쪽에 바로잡은 숫자를 적습니다. 차액이 얼마인지 담당자가 한눈에 보게 만든 구조입니다.
원본 뒤쪽 작성방법이 각 칸의 뜻을 직접 정의해 두었습니다.
- ⑫ 산출세액: "각 세법에 따라 계산된 과세표준금액에 해당 세율을 곱하여 산출된 세액"
- ⑬ 가산세액: "각 세법에 규정된 의무의 성실한 이행을 확보하기 위해 그 세법에 따라 산출한 세액에 가산하여 징수하는 금액"
- ⑭ 공제 및 감면세액: "특정한 정책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각 세법에 따라 부여하는 세액공제 및 감면세액"
- ⑮ 납부할 세액: "⑫ 산출세액에 ⑬ 가산세액을 더하고, ⑭ 공제 및 감면세액을 차감한 세액"
⑮는 직접 계산하지 말고 이 식대로 맞추면 됩니다. 임의로 계산한 숫자를 적었다가 표 전체를 다시 쓰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리고 ⑬에서 한 가지. 작성방법 3번에는 "가산금은 해당되지 않습니다" 라는 문장이 붙어 있습니다. 가산금은 구 「국세기본법」 제2조제5호에 따른 개념으로 2020년 1월 1일 전 납세의무분에만 적용됩니다. ⑬에 적는 항목이 아닙니다.
연말정산에서 놓친 공제도 여기로 옵니다
민재 씨의 사례는 사업소득이었지만, 이 서식으로 가장 많이 들어오는 건 연말정산입니다.
제45조의2제5항은 연말정산·원천징수분에 대해 제1항부터 제4항까지를 준용하도록 정하면서, 읽는 법을 바꿔 놓았습니다.
-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후" → "연말정산세액 또는 원천징수세액의 납부기한이 지난 후"
- "과세표준신고서에 기재된 과세표준 및 세액" → "원천징수영수증에 기재된 과세표준 및 세액"
그래서 연말정산 경정청구의 출발점은 신고서가 아니라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입니다. 여기 적힌 숫자가 비교표 왼쪽 열이 됩니다.
'정정분'이 함께 필요합니다
첨부서류에서 걸리는 곳이 여기입니다. 원본 작성방법 7번은 원천징수세액 경정청구의 첨부서류를 세 갈래로 정해 두었습니다.
- 가. 회사(원천징수의무자)가 청구하는 경우: 수정 원천징수이행상황신고서, 수정 지급조서, 당초분·정정분 소득공제신고서(연말정산 대상이 되는 소득만 해당), 그 밖의 관련 증명서류
- 나. 거주자인 근로자 본인이 청구하는 경우: 당초분·정정분 원천징수영수증, 당초분·정정분 소득공제신고서(연말정산 대상이 되는 소득만 해당), 그 밖의 관련 증명서류
- 다. 비거주자 또는 외국법인인 원천징수대상자: 당초분·정정분 원천징수영수증, 거주지국에서 발급하는 거주자증명서, 그 밖의 관련 증명서류
'당초분'과 '정정분'을 둘 다 내라는 점을 놓치기 쉽습니다. 처음 받은 원천징수영수증과 바로잡은 원천징수영수증을 나란히 내야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이 됩니다.
그래서 근로자 본인이 청구하려면 회사에 정정분 원천징수영수증 발급을 요청해야 합니다. 회사가 부도·폐업했거나 정당한 사유로 요청했는데도 응하지 않는 경우에 대한 별도 규정이 시행령 제25조의3제2항에 있습니다.
두 달이 지나도 연락이 없다면
민재 씨가 청구서를 낸 뒤 가장 마음 졸인 기간입니다.
서식 오른쪽 위 처리기간이 2개월로 적혀 있는 것은 제45조의2제3항 때문입니다.
> 결정 또는 경정의 청구를 받은 세무서장은 그 청구를 받은 날부터 2개월 이내에 과세표준 및 세액을 결정 또는 경정하거나 결정 또는 경정하여야 할 이유가 없다는 뜻을 그 청구를 한 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단서가 실무에서 가장 쓸모 있는 문장입니다.
> 다만, 청구를 한 자가 2개월 이내에 아무런 통지를 받지 못한 경우에는 통지를 받기 전이라도 그 2개월이 되는 날의 다음 날부터 제7장에 따른 이의신청, 심사청구, 심판청구 또는 「감사원법」에 따른 심사청구를 할 수 있다.
무응답이라고 해서 계속 기다릴 이유가 없습니다. 2개월이 되는 날의 다음 날부터 불복 절차가 열립니다.다만 그전에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제45조의2제4항은 세무서가 2개월 안에 결론 내기 어려울 때 진행상황과 함께 "불복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사실"을 통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통지를 받았다면 아직 심사 중이라는 뜻이고, 위 단서의 '아무런 통지'에서는 제외됩니다.
고충민원으로 처리하면 이자가 붙지 않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차이입니다.
제52조제1항은 국세환급금을 지급할 때 기산일부터 지급결정일까지의 기간에 대해 국세환급가산금을 가산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자율은 같은 법 시행규칙 제19조의3에 따라 연 1천분의 31, 즉 연 3.1% 입니다.
그런데 제52조제3항은 이렇게 정합니다.
>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 없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고충민원의 처리에 따라 국세환급금을 충당하거나 지급하는 경우에는 국세환급가산금을 가산하지 아니한다.
> 1. 제45조의2에 따른 경정 등의 청구
> 2. 이의신청, 심사청구, 심판청구, 「감사원법」에 따른 심사청구 또는 행정소송에 대한 결정이나 판결
같은 돈을 돌려받아도 정식 경정청구로 받으면 이자가 붙고, 고충민원으로 받으면 원금만 옵니다. 금액이 크고 기간이 길수록 차이가 벌어집니다.
창구에서 "간단히 고충으로 처리해 드릴까요"라는 안내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절차가 가벼운 건 사실이지만, 무엇을 포기하는지는 알고 고르는 편이 낫습니다.
참고로 기산일은 시행령 제43조의3제1항이 정하는데, 원천징수에 의한 납부액은 "해당 세목의 법정신고기한 만료일에 납부된 것으로 본다" 고 되어 있습니다.
5년이 지났다면 — 후발적 사유라는 별개 트랙
5년이 지나면 무조건 끝일까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제45조의2제2항은 일정한 사유가 나중에 발생했을 때 "제1항에서 규정하는 기간에도 불구하고" 그 사유가 발생한 것을 안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5년과 별개로 도는 트랙입니다.
법에 열거된 사유는 네 가지입니다.
- 과세표준·세액의 계산 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이 심사청구·심판청구·감사원 심사청구에 대한 결정이나 소송 판결(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화해 등 포함)에 의하여 다른 것으로 확정되었을 때
- 소득이나 그 밖의 과세물건의 귀속을 제3자에게로 변경시키는 결정 또는 경정이 있을 때
- 조세조약에 따른 상호합의가 최초의 신고·결정·경정과 다르게 이루어졌을 때
- 결정·경정으로 인해 연동된 다른 세목이나 다른 과세기간의 과세표준·세액이 신고해야 할 금액을 초과할 때
그리고 다섯째로 "이와 유사한 사유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는데, 시행령 제25조의2가 이를 네 가지로 구체화합니다.
- 계산 근거가 된 거래·행위의 효력과 관계되는 관청의 허가나 그 밖의 처분이 취소된 경우
- 계산 근거가 된 거래·행위의 효력과 관계되는 계약이 해제권의 행사로 해제되거나 성립 후 발생한 부득이한 사유로 해제·취소된 경우
- 장부 및 증거서류의 압수 등 부득이한 사유로 과세표준·세액을 계산할 수 없었으나 그 후 그 사유가 소멸한 경우
- 위와 유사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부동산 매매계약이 뒤늦게 해제되어 양도소득세를 낼 이유가 없어진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3개월은 '안 날' 부터입니다. 판결문이나 해제 합의서처럼 그 날짜를 증명할 자료를 함께 보관해 두어야 합니다.
대리인은 세 자격뿐입니다
서식 아래쪽에는 위임장란이 붙어 있습니다. "청구인의 위임을 받아 대리인이 결정(경정)청구를 하는 경우 아래 사항을 적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고, 수행자 구분은 이렇게 세 개뿐입니다.
> [ ] 세 무 사 [ ] 공인회계사 [ ] 변 호 사
환급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실제로 청구서에 이름이 올라가는 사람은 이 세 자격 중 하나여야 합니다. 본인이 직접 청구한다면 위임장란은 통째로 비워 둡니다.
민재 씨의 결말
민재 씨는 방향을 바로잡고 경정청구서를 다시 썼습니다. ⑨란에 항목과 금액을 넣어 다시 적고, 비교표 왼쪽에는 처음 신고했던 숫자를, 오른쪽에는 외주용역비를 반영한 숫자를 넣었습니다. 외주비 계약서와 이체 내역을 증명자료로 붙였습니다.
두 달이 채 되기 전에 결정 통지가 왔습니다. 환급금에는 이자가 붙어 있었습니다.
민재 씨가 처음에 잃을 뻔한 것은 사십만 원이 아니라, 방향을 잘못 잡아 흘려보냈을 시간이었습니다. 경정청구의 5년은 넉넉해 보이지만, 결정·경정에 대한 3개월과 후발적 사유의 3개월은 훨씬 빨리 닫힙니다.
작성 방법과 항목별 안내, 원본 HWP·PDF 다운로드는 경정청구서 페이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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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국세기본법 시행규칙 [별지 제16호의2서식(1)] 「과세표준 및 세액의 결정(경정)청구서」(2025. 3. 21. 개정) 공식 원본과 「국세기본법」·같은 법 시행령·시행규칙 조문을 확인해 작성했습니다. 개별 사안의 세액 계산과 적용 여부는 관할 세무서 또는 세무 전문가에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