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낼 게 없다더니, 왜 가산세가 나왔죠?"
은주 씨(가명)는 3월에 아버지를 떠나보냈습니다. 남은 재산은 부모님이 30년 살던 아파트 한 채와 예금 조금. 장례를 치르고 형제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누군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 "10억 안 넘으면 상속세 없다더라. 신고 안 해도 된다던데?"
실제로 계산해 보면 그 말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닙니다. 배우자가 살아 계시고 자녀가 있는 경우, 일괄공제 5억 + 배우자상속공제 최소 5억 = 10억까지는 세금이 나오지 않는 구조가 자주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은주 씨 가족도 세금은 0원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도 신고서를 쓰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그 뒤에 생겼습니다.
두 해 뒤 어머니가 그 아파트를 팔았습니다. 양도소득세를 계산하려니 세무사가 물었습니다. *"상속받으실 때 신고하신 평가액이 얼마죠?"* 신고를 하지 않았으니 신고한 평가액이 있을 리 없었습니다. 결국 상속 당시 기준시가(시세보다 훨씬 낮은 금액)로 취득가액이 잡히면서, 양도차익이 부풀려졌고 양도소득세가 수천만 원 늘었습니다.
세금 0원인데도 상속세를 신고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상속세 신고는 "세금을 내는 절차"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재산의 가격을 국가에 확정해 두는 절차"입니다.
이 글은 상속세 과세표준신고 및 자진납부계산서 한 장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그리고 그 앞뒤에 무엇이 붙는지를 정리한 안내입니다.
기한은 "사망일부터 6개월"이 아닙니다
가장 많이 어긋나는 지점입니다. 정확한 표현은 이렇습니다.
>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
3월 12일에 돌아가셨다면, 3월 12일부터 6개월(9월 12일)이 아니라 3월 31일부터 6개월 → 9월 30일까지입니다. 며칠이 늘어난 셈이라 유리하지만, 반대로 "6개월이면 9월 12일이겠지" 하고 계산해 두면 남은 기간을 착각하게 됩니다.
피상속인이나 상속인 전원이 비거주자인 경우에는 9개월입니다.
| 상속개시일(사망일) | 신고·납부기한 |
|---|---|
| 2026. 1. 5. | 2026. 7. 31. |
| 2026. 3. 12. | 2026. 9. 30. |
| 2026. 7. 30. | 2027. 1. 31. |
기한을 넘기면 두 가지를 잃습니다. 신고세액공제(「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9조)를 받지 못하고, 무신고가산세와 납부지연가산세가 붙습니다. 재산 평가가 덜 끝났다면 일단 기한 내에 신고해 두고 나중에 수정신고하는 편이 대체로 유리합니다.
어디에 내야 하나 — 상속인 주소지가 아닙니다
서식 맨 아래는 "○○세무서장 귀하"로 끝납니다. 여기에 들어갈 이름은 피상속인(돌아가신 분)의 주소지 관할 세무서입니다.
상속인이 서울에 살고 아버지가 부산에 사셨다면, 부산 관할 세무서에 내야 합니다. 상속인 주소지 세무서에 접수하면 관할로 이송되면서 처리가 늦어집니다. 홈택스(www.hometax.go.kr) 전자신고를 이용하면 관할이 자동으로 잡히므로 이 실수를 피할 수 있습니다.
이 서식은 한 장이 아닙니다 — 부표 1~5
원본 서식의 제출서류란을 보면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 상속세과세가액계산명세서(부표 1)
- 상속인별 상속재산 및 평가명세서(부표 2)
- 채무ㆍ공과금ㆍ장례비용 및 상속공제명세서(부표 3)
- 상속개시 전 1(2)년 이내 재산처분ㆍ채무부담 내역 및 사용처소명명세서(부표 4)
- 영리법인 상속세 면제 및 납부 명세서(부표 5)
작성 순서가 여기서 뒤집힙니다. 앞쪽 신고서를 먼저 쓰는 게 아니라, 부표를 먼저 채우고 그 합계를 앞쪽으로 옮겨 적는 방식입니다.
- ⑱ 상속세과세가액 ← 부표 1의 상속세과세가액
- ⑲ 상속공제액 ← 부표 3의 상속공제금액합계
앞쪽 두 칸을 채우기 위해 부동산 목록과 평가액(부표 2), 채무·장례비·각종 공제(부표 3)를 먼저 정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앞쪽만 써서 내면 근거를 확인할 수 없어 보정 요구를 받습니다.
과세표준과 세액 계산 (㉑~㉕)
앞쪽 오른쪽 절반은 통째로 계산표입니다. 흐름만 잡으면 어렵지 않습니다.
```
㉑ 과세표준 = ⑱ 상속세과세가액 − ⑲ 상속공제액 − ⑳ 감정평가수수료
㉓ 산출세액 = (과세표준 × 세율) − 누진공제액
㉕ 산출세액 계 = ㉓ + ㉔ 세대생략가산액
```
세율은 서식 뒤쪽에 표로 실려 있습니다.
| 과세표준 | 세율 | 누진공제액 |
|---|---|---|
| 1억원 이하 | 10% | – |
| 1억원 초과 ~ 5억원 이하 | 20% | 1,000만원 |
| 5억원 초과 ~ 10억원 이하 | 30% | 6,000만원 |
| 10억원 초과 ~ 30억원 이하 | 40% | 1억 6,000만원 |
| 30억원 초과 | 50% | 4억 6,000만원 |
손자녀가 상속받는 등 한 세대를 건너뛴 경우에는 ㉔ 세대생략가산액이 더해집니다(제27조).
공제는 "적은 사람이 못 받는" 항목입니다
⑲ 상속공제액 한 칸에 들어가는 금액이 사실상 세금의 크기를 결정합니다. 대표적인 항목만 보면:
- 기초공제 2억원
- 일괄공제 5억원 — 기초공제 + 기타 인적공제 합계와 비교해 큰 쪽을 선택
- 배우자상속공제 — 배우자가 실제 상속받은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하며 최소 5억원
- 금융재산상속공제, 동거주택상속공제 등
여기서 실무상 가장 많은 손해가 나는 대목이 배우자상속공제입니다. 이 공제를 제대로 받으려면 신고기한 다음 날부터 9개월 이내에 배우자 명의로 재산 분할을 끝내야 합니다. 형제들끼리 말로만 "어머니 몫" 하고 등기를 미뤄두면, 공제가 줄어들어 세금이 늘어납니다.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부터 정리해야 한다면 상속재산분할협의서를 먼저 작성해 두세요. 빚이 더 많아 상속을 받지 않을 생각이라면 순서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 상속포기 심판청구서는 상속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이 기한이라, 상속세 6개월보다 훨씬 급합니다.
통장에서 큰돈이 나간 이력이 있다면 (부표 4)
부표 4의 이름이 좀 무섭습니다. "상속개시 전 1(2)년 이내 재산처분·채무부담 내역 및 사용처소명명세서".
내용은 이렇습니다. 상속개시 전 1년 내 2억원, 2년 내 5억원 이상의 재산을 처분했거나 예금을 인출했거나 채무를 부담했다면,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 소명해야 합니다. 소명하지 못한 금액은 상속재산으로 추정되어 과세가액에 더해집니다.
간병비로 썼든 자녀 결혼자금으로 줬든, 기억만으로는 소명이 되지 않습니다. 피상속인 통장 거래내역(가능하면 최근 2년치)을 먼저 확보해 큰 출금부터 용도를 메모해 두는 것이 상속세 준비의 첫 단계입니다.
그리고 사전증여가 있었다면 — 상속인에게는 10년,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는 5년 이내 증여분이 과세가액에 합산됩니다. 이때 그 시점에 낸 증여세를 ㉚ 증여세액공제란에 반드시 적어야 합니다. 안 적으면 같은 재산에 세금을 두 번 내는 셈입니다.
세금이 크면 나눠 낼 수 있습니다 (㊷~㊺)
한 번에 낼 수 없는 금액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식 오른쪽 아래 납부방법란이 그 선택지입니다.
| 방법 | 요건 | 비고 |
|---|---|---|
| ㊹ 분납 | 납부세액 1,000만원 초과 | 신고기한 경과 후 2개월 내에 두 번째 납부 |
| ㊷ 연부연납 | 납부세액 2,000만원 초과 | 담보 제공 + 연부연납 가산금, 별지 제11호서식 별도 제출 |
| ㊸ 물납 | 요건 충족 시 | 부동산·유가증권으로 납부, 별지 제13호서식 별도 제출 |
주의할 점 두 가지. 연부연납 허가를 받으면 분납은 신청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연부연납·물납은 서식에 금액만 적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별도 신청서를 함께 내야 인정됩니다. 이걸 빼먹어 신청이 없던 일이 되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정리 — 순서대로 하면 됩니다
- 상속개시일 확인 → 그 달 말일부터 6개월 기한 캘린더에 표시
- 피상속인 주소지 관할 세무서 확인
- 재산·채무 목록 확보 (등기사항전부증명서, 금융거래확인서, 부채증명서, 장례비 영수증)
- 피상속인 통장 2년치 거래내역 확보 → 큰 출금 용도 정리
- 부표 2 → 부표 3 → 부표 1 순으로 채우기
- 앞쪽 ⑱·⑲에 부표 합계 옮겨 적고 ㉑~㉖ 계산
- ㉞ 신고세액공제 등 공제 반영 → ㊶ 납부할 세액 확정
- 납부방법(분납/연부연납/물납) 결정 → 필요한 신청서 함께 준비
- 홈택스 전자신고 또는 관할 세무서 제출
세금이 0원이어도 신고서를 남겨두는 편이 안전하다는 이야기, 처음에 나온 은주 씨 사례를 다시 떠올려 보세요. 몇 년 뒤 그 집을 팔 때 취득가액이 되어 돌아옵니다.
상속세 과세표준신고 및 자진납부계산서 작성하기 →서류뚝딱에서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규칙 [별지 제9호서식] 공식 원본(2026. 3. 20. 개정)을 그대로 재현해 두었습니다. 항목마다 붙은 물음표를 누르면 그 칸에 무엇을 어떻게 적어야 하는지 나오고, 작성한 내용을 PDF로 내려받거나 빈 원본(PDF·HWP)을 그대로 받아 손으로 쓸 수도 있습니다.
> 이 글은 서식 작성 안내이며 개별 세무 상담이 아닙니다. 상속재산 규모가 크거나 가업·비상장주식·해외재산이 포함된 경우에는 세무대리인의 검토를 받으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