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사례2026-07-13

교통사고 합의서, 돈 받기 전에 도장부터 찍으면 안 되는 이유

형사 합의서 양식과 작성방법을 정리했습니다. 사건 특정, 합의금 조항 쓰는 법, 고소취하 타이밍, 처벌불원 의사표시 기한까지 법률구조공단 공식 서식 기준으로 안내합니다.

가해자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최민수 씨(38세, 회사원)는 퇴근길 횡단보도에서 우회전 차량에 치여 전치 4주 진단을 받았습니다. 며칠 뒤 가해 운전자의 보험사가 아닌 운전자 본인에게서 직접 연락이 왔습니다. "형사처벌을 피하고 싶으니 합의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어요.

민수 씨는 합의라는 걸 처음 해봅니다. 합의금은 얼마가 적당한지, 종이에 뭐라고 써야 하는지, 도장은 언제 찍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알아보니 도장 찍는 순서를 틀리면 합의금을 못 받고도 가해자 처벌도 못 하게 되는 경우가 실제로 있더라고요.

합의서에 정해진 양식은 없지만, 필수 구조는 있습니다

합의서는 법으로 정해진 서식이 있는 문서는 아닙니다. 하지만 대한법률구조공단이 제공하는 공식 서식례가 있고, 구조는 이렇게 단순합니다.
  • 가해자 인적사항: 성명·주소·주민등록번호
  • 피해자 인적사항: 성명·주소·주민등록번호
  • 사건 표시: 어떤 사건에 대한 합의인지
  • 합의 내용: 번호를 붙인 조항들
  • 작성일 + 양 당사자 서명·날인

형식보다 중요한 건 조항에 무엇을 담느냐입니다.

1단계: 사건을 특정하세요

"이번 사고에 대해 합의한다"라고만 쓰면 나중에 어느 사건인지 다툼이 생깁니다. 경찰 접수가 된 사건이면 사건번호를, 아직이면 발생 일시와 장소를 적으세요.

> "2026. 6. 15.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교차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수사기관에 제출했을 때 담당 수사관이 해당 사건 기록에 바로 편철할 수 있어야 합의의 효력이 사건에 반영됩니다.

2단계: 합의금은 금액·기한·불이행 효과까지

법률구조공단 서식례가 3개 조항 구조를 쓰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 지급 조항: 합의금 얼마를 언제까지 지급한다 (+ 미지급 시 지연손해금)
  • 처벌불원 조항: 피해자는 합의금을 지급받는 즉시 고소를 취하하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 취소 조항: 가해자가 이행하지 않으면 피해자는 합의를 취소할 수 있다

특히 2번 조항의 "지급받는 즉시"라는 조건이 핵심입니다. 조건 없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라고만 쓰면, 돈을 못 받았는데 처벌불원 의사만 먼저 효력이 생기는 최악의 상황이 생길 수 있어요.

3단계: 입금 확인 전에는 고소를 취하하지 마세요

형사소송법 제232조제2항에 따라 한 번 취소한 고소는 다시 할 수 없습니다. 처벌불원 의사도 마찬가지로 한 번 표시하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같은 조 제3항). 합의서에 도장을 찍는 것과 고소취하서를 내는 것은 별개의 행위입니다. 순서는 반드시 이렇게 지키세요.

  • 합의서 작성 (지급 조건 명시)
  • 합의금 입금 확인
  • 그 다음에 고소취하서 제출

가해자 측이 "합의서와 고소취하서를 같이 써달라"고 요구해도, 취하서는 입금 확인 후에 제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4단계: 제출 기한을 확인하세요

폭행·협박·명예훼손 같은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사건이 종결되는데, 이 의사표시는 1심 판결 선고 전까지만 효력이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32조제1항·제3항). 재판이 이미 진행 중이라면 선고기일 전에 재판부에 제출해야 하고, 수사 단계라면 담당 경찰서 수사관에게, 사건이 검사에게 넘어갔다면 담당 검사실(2026년 10월 2일부터 검찰청이 공소청으로 바뀌었습니다)에 내면 됩니다.

교통사고는 한 가지를 더 봐야 합니다. 교통사고로 사람을 다치게 한 죄는 원칙적으로 반의사불벌이지만, 신호위반·중앙선 침범·횡단보도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음주운전 등 12개 항목에 해당하면 합의해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2항 단서). 이때 합의서는 사건을 끝내는 서류가 아니라 형량을 정할 때 참작되는 자료입니다(형법 제51조).

5단계: 인감도장이면 더 좋습니다

서명이나 막도장도 합의 자체는 유효하지만, 나중에 "내가 쓴 게 아니다"라는 다툼을 막으려면 인감도장을 찍고 인감증명서를 한 장 첨부하는 것이 실무 관행입니다. 합의서는 2통을 작성해 가해자와 피해자가 각각 1통씩 보관하세요.

민수 씨는 이렇게 마무리했습니다

민수 씨는 합의금 500만 원을 7월 31일까지 지급받는 조건으로 합의서를 작성했고, 입금을 확인한 다음 날 경찰서에 합의서 사본과 함께 처벌불원 의사를 제출했습니다. 민수 씨 사고는 횡단보도에서 난 사고라 12대 중과실에 해당해, 합의했다고 사건이 바로 끝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합의서는 가해자의 형을 정할 때 참작되는 자료로 들어갔고, 민수 씨 쪽에서는 입금 확인 뒤에 서류를 냈기 때문에 돈 문제가 깔끔하게 정리됐습니다.

합의가 처벌에 미치는 영향은 죄명과 사고 내용마다 다릅니다. 담당 수사관이나 재판부에 제출 방법을 확인하시고, 필요하면 대한법률구조공단(국번없이 132)이나 변호사와 상담해 보시길 권합니다.

합의서 양식은 서류뚝딱 합의서 페이지에서 항목별 가이드를 보며 바로 작성하고 PDF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각 칸의 물음표를 누르면 작성 예시와 주의사항이 나오니, 처음이라도 10분이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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