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네 명의로 바꿔라"는 말 한마디에서 시작된 일
강지훈 씨(34세, 직장인)는 명절에 아버지에게서 뜻밖의 말을 들었습니다. 지방의 오래된 주택을 "그냥 네 명의로 바꿔라"라고 하신 거예요. 가족끼리인데 계약서까지 쓸 필요가 있나 싶었지만, 등기소와 세무서 어느 쪽도 말로 한 증여는 받아주지 않는다는 걸 곧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민법 제555조는 서면으로 하지 않은 증여는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계약서가 없으면 증여 자체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남는 겁니다. 가족 간일수록 서면이 필요한 이유예요.
증여계약서의 구조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증여계약서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의 공식 서식례가 있고, 구조는 세 부분뿐입니다.- 부동산의 표시: 토지와 건물을 등기부 기재대로
- 약정 문구: "위 부동산은 증여인의 소유인 바 이를 수증인 ○○○에게 증여할 것을 약정하고 수증인은 이를 수락하였다"
- 증여인·수증인 인적사항: 주소, 성명,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 날인
1단계: 부동산 표시는 등기부를 '복사'하세요
가장 많은 반려 사유가 부동산 표시 오류입니다. 인터넷등기소에서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발급받아 표제부에 적힌 그대로 옮기세요.
> 서울특별시 성북구 ○○동 123-4
> 대 300㎡
>
> 위 지상
> 시멘트 벽돌조 슬래브지붕 2층 주택
> 1층 100㎡, 2층 100㎡
"성북구 ○○동 우리집"처럼 쓰면 안 됩니다. 아파트라면 동·호수, 전유부분 면적, 대지권 비율까지 등기부대로 적어야 해요.
2단계: 증여인은 인감도장으로 날인
증여등기를 신청할 때 등기소는 증여인(주는 사람)의 인감증명서를 요구합니다. 계약서의 도장과 인감증명서의 인감이 다르면 반려되니, 증여인은 처음부터 인감도장으로 날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3단계: 시·군·구청 검인 — 생략하면 등기 접수가 안 됩니다
매매든 증여든 계약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려면 부동산 소재지 시·군·구청의 검인을 받은 계약서가 필요합니다(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 제3조). 계약서 원본을 들고 구청 지적과(토지정보과)에 가면 도장을 찍어주는데, 보통 당일 처리됩니다. 이 검인계약서가 있어야 등기소 접수가 가능합니다.
4단계: 세금 일정 — 두 개의 '3개월'을 기억하세요
증여에는 세금이 두 가지 따라옵니다. 기한이 같아서 외우기는 쉽습니다.
| 세금 | 신고 주체 | 기한 |
|---|---|---|
| 취득세 | 수증인 | 증여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
| 증여세 | 수증인 | 증여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
기한을 넘기면 무신고 가산세 20%가 붙습니다. 참고로 증여재산공제는 배우자 6억 원, 성인 자녀 5천만 원(미성년 2천만 원)이며 10년간 합산으로 적용됩니다.
주의: 대출·전세보증금이 껴 있다면 '부담부증여'
증여하는 집에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보증금이 있고 이를 수증인이 떠안는 조건이라면, 그 채무 부분은 유상 양도로 보아 증여인에게 양도소득세가 별도로 과세됩니다. 세금 구조가 완전히 달라지므로 이 경우에는 계약서에 채무 인수 내용을 명시하고, 신고 전에 세무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지훈 씨의 마무리
지훈 씨는 등기부를 발급받아 계약서를 쓰고, 아버지 인감날인을 받아 구청 검인을 거쳐, 취득세 납부 후 셀프로 증여등기까지 마쳤습니다. 법무사 비용 없이 마친 비결은 서류 순서를 미리 알고 있었던 것뿐이었어요.
증여계약서 양식은 서류뚝딱 증여계약서 페이지에서 항목별 작성 가이드와 함께 바로 작성하고 PDF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셀프 등기를 준비 중이라면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서 가이드도 함께 참고하세요.